수학을 공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. 그중에서 한 가지를 소개합니다. 다음 방법을 잘 읽어보고 괜찮을 것 같으면 한 번 도전해 보세요. 그리고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판단이 들면 앞으로 이 방법으로 공부하세요. 혹시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면 그냥 다른 방법으로 공부하고요.

특히 수포자라고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꼭 읽고 한 번쯤 시도해봤으면 좋겠습니다. 최소한 수포자는 벗어나야 하잖아요.

이 글을 읽기 전에 "가장 좋은 공부법은 나에게 맞는 공부 방법입니다."는 글을 읽으면 조금 더 도움이 될 겁니다.

문제집의 순서를 내 맘대로 바꿔서 공부하자

공부를 할 때는 자신의 수준에 맞게 공부를 해야 합니다. 그런데 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죠. 게다가 내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것도 쉬운 건 아니에요. 하지만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요. 왜냐하면, 이미 책은 그 수준에 맞게 단계별로 구성되어 있으니까요.

보통 책이나 문제집을 보면 이런 구성으로 되어있어요.

  • 용어, 개념, 공식 설명
  • 예제 문제(풀이와 답이 쓰여 있는 문제)
  • 보기 문제(예제 문제와 숫자만 다른 문제, 풀이와 답 없음)
  • 기본 다지기 문제(비교적 쉬운 계산 문제)
  • 실력 향상 문제(조금 어려운 응용, 서술형 문제)

이런 소단원 3~4개가 모여서 중단원이 되고, 중단원이 끝나면 중단원 확인 문제가 있죠.

이런 중단원 3~4개를 모으면 대단원이 되고 대단원이 끝나면 대단원 문제, 심화 문제가 있어요.

이걸 난이도별로 나눠볼까요? 개념 설명, 예제 문제, 보기 문제는 난이도 하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. 기본 다지기 문제는 난이도 중, 실력 향상 문제는 난이도 상이라고 할 수 있죠. 중단원 문제, 대단원 문제, 심화 문제에는 난이도 최상의 문제들이 있고요.

 

소단원을 난이도별 단계로 나누기

 

책을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공부하면 아래 순서처럼 공부하게 돼요.

  1. 소단원 1의 하
  2. 소단원 1의 중
  3. 소단원 1의 상
  4. 소단원 2의 하
  5. 소단원 2의 중
  6. 소단원 2의 상
  7. 소단원 3의 하
  8. 소단원 3의 중
  9. 소단원 3의 상

그런데 제가 소개해 드리는 방법은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공부하는 게아니라 그 순서를 조금 엇갈리게 공부하는 거예요.

  1. 소단원 1의 하
  2. 소단원 2의 하
  3. 소단원 3의 하
  4. 소단원 1의 중
  5. 소단원 2의 중
  6. 소단원 3의 중
  7. 소단원 1의 상
  8. 소단원 2의 상
  9. 소단원 3의 상

중단원에서 난이도 하를 먼저 공부하고 그다음 난이도 중을 공부하고 마지막으로 난이도 상을 공부하는 거죠.  그러니까 중단원, 대단원만 있다고 생각해버리는 거예요.

그냥 책에 있는 순서대로 공부했다고 쳐보죠.

소단원 1의 난이도 중 문제를 푸는데 어려워서 막혔다면 더 어려운 소단원 1의 상 문제는 풀 엄두도 나지 않을 거예요.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가 없어요.

이번에는 소단원 1의 난이도 하, 중은 잘 넘겼는데 상 문제가 어렵다면 어떨까요? 순서대로 공부하다 보면 거기에 익숙해져서 상 문제를 풀지 못하면 그다음 소단원 2로 넘어가지 못해요. 벽에 부딪힌 것처럼 막막할 거예요.

수학은 대단원 안에서는 바로 앞 내용과 뒤 내용이 연결되니까 바로 앞 내용이 어려웠다면 그다음 내용을 공부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. 바로 앞 내용의 개념이 이해되지 않으면 그다음 개념을 이해할 수 없죠. 바꿔 말하면 앞의 개념만 이해하고 문제를 풀지 못해도 다음 개념을 공부하는데 별 지장이 없다는 거예요. 그런데 보통은 문제를 풀지 못하면 다음 개념으로 넘어가지 못해요. 문제를 풀지 못하면 거기서 대부분은 거기서 책을 덮고 공부를 멈춰버리니까요. 다음 개념을 공부할 기회를 빼앗아 버리는 거죠.

설령 상 문제를 뛰어넘고 그 다음 소단원의 하를 공부한다 치더라도 이미 한 번의 좌절을 겪은 상태라 쉬운 내용마저도 어렵게 느껴지고 공부하기가 싫어져요. 공부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죠.

 

쉬운 단계부터 차례로 공부하자

 

순서를 엇갈려서 공부했다고 해보죠.

난이도 하를 공부할 때 하만 공부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공부할 수 있어요. 난이도 중을 공부할 때는 비슷한 수준의 내용만 공부하니까 어려워 봤자 다 그 수준이에요. 만약에 난이도 중도 어렵다면 그때 책을 덮어도 상관없어요. 어차피 중이 어렵다면 상은 더 어려우니까 문제를 풀어봐야 풀지도 못하고 시간 낭비일 뿐이니까요. 그래도 중을 풀기 전에 다음 개념을 미리 공부했으니 내용을 빠뜨리는 건 아니잖아요.

순서대로 공부하면 문제가 어려워지다가 쉬워지다 다시 어려워지다 쉬워지다를 너무 짧은 시간, 문제에 반복하다 보니 거기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지만, 난이도별로 공부를 하면 난이도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요. 난이도 중 10문제 풀고, 상 10문제 푸는 것보다는 난이도 중 문제 30문제, 상 30문제를 푸는 게 적응하기 좋잖아요.

특히 "나는 수포자다"하는 학생이 있다면 이 방법을 꼭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.

어차피 수포자라면 난이도 상 문제는 풀 수 없겠죠? 근데 난이도 하에 해당하는 개념, 예제, 보기문제 정도는 공부하면 해결할 수 있어요. 수학을 포기해서 아예 공부를 안 하는 것보다는 쉬운 내용 위주로 공부를 하다 보면 자신감이 붙습니다. 최소한 포기라는 생각은 버릴 수 있어요. 찍어서 30 ~ 40점 받는 것보다 풀어서 30 ~ 40점 받는 게 더 낫잖아요. 그렇게 실력과 자신감을 쌓다 보면 수포자가 아니라 수학을 조금 못하는 학생이 되는 거죠. 그다음에는 수학을 그냥저냥 하는 정도가 될 거고요. 이 단계를 지나야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되는 거고요.

책에 나와있는 순서대로 그 방법대로 꼭 공부해야하는 건 아니에요. 나에 맞게 변형하고 조절하는 것도 꽤 좋은 방법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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